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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2017 독일-프랑스-스위스-이탈리아

[171110] 밀라노 미슐랭1스타 Alice Ristorante

by 하얀숲 2018. 3. 3.

마지막날 일정은 쇼핑이다 ㅋㅋ


이 일정에 남편님은 몹시 심드렁 했으나 

나, 도련님, 어머님 셋은 의기투합하여 신나게 밀라노의 명품거리로 쫓아감.


목적은 남편님의 새 지갑 구매.

결혼 직후에 도련님이 형에게 선물해준 폴스미스 지갑을 어찌나 험하게 썼는지 이따위로 만들어 놓음 -_-


도련님과 내가 고른 보테가베네타의 고오급 새지갑에 (도련님과 나는 패션 취향이 좀 잘 맞는 편)

가격이 비싸고 또 망가뜨릴 거라며 남편님은 부담스러워 했지만

"닥쳐! 고르는건 우리고, 계산은 아버님이 하며, 사용하는건 당신이야!"

라고 일갈하며 남편님 손에 쥐어줌.


"아버님, 저희가 고를테니 계산해 주시고, "여행 준비하느라 수고했다" 하시며 XX씨에게 건네주시면 됩니다"

라고 아버님께 미리 속닥거려둔 가끔은 여시같은 며느리 ㅋㅋ

아버님도 이 계획에 만족스러워 하시며 기꺼이 동참해주셨다.


도련님은 쇼핑이 더 하고싶었지만 점심에 예약해둔 레스토랑이 있는지라 

눈물을 머금고 레스토랑으로 향하는길에 마주친 이탈리아의 시위대.


내가 이번 여행의 마지막 만찬으로 준비한 것은 미슐랭 1스타 레스토랑 에서 식사하기.

Eataly Milano Smeraldo 라는 식재료 쇼핑몰에 알리체 레스토랑 Alice Ristorante 이 있다는 거다.

사람이 많을것을 대비해 한국에서부터 미리 예약을 해두었다.


예약한 시간에 도착해서 테이스팅 코스 VIVIANA 로 5인 주문.



이건 웰컴푸드, 손가락으로 집어서 즐겨달라고 한다.

파뿌리 넘나 맛있는것, 먹으면서 이게 미슐랭이구나 싶은 기분이 팍 드는 웰컴푸드.

곁들어 먹으라는 빵과 버터. 버터로 거품을 냈는지 폭신한 느낌이 난다.


메뉴랑 이름을 맞춰보려 했는데 뭔가 갯수가 맞지 않는다.

그냥 이런 요리들이 나왔다고만 아시라..


크림이 올려져있는 개인 접시와 구운 호박을 따로 서빙해서

테이블에서 호박을 잘라 개인 접시에 덜어준다. 


마지막으로 나온건 레몬에 넣은 커스터드 같은 것과 초콜렛.


디저트로 예쁜 종이접시에 작은 디저트들을 내온다.

가운데서 춤추고 있는게 이 레스토랑의 메인 쉐프.


많이 맛이 있었고, 고급스럽고, 아이디어가 좋고, 독특했다.

아마 미슐랭을 따려면 맛은 기본이요, 그 외에 다른 것들이 있어야만 미슐랭 별을 다는가 보다.


왜 미슐랭 1스타 인가...

디쉬 하나하나 다 맛있었는데 뒤로 갈수록 맛이 비슷한가? 싶어진달까...

미슐랭 체험을 해보고 싶어서 테이스팅 코스로 주문했지만

미슐랭이란게 이런거구나 이젠 알았으니

다음에 미슐랭 레스토랑에 방문하게 되면 그냥 메인디쉬를 시켜먹을것 같다.


* * *


이번 여행에서 내가 준비한 마지막 일정이 이로써 끝이 났다.

고급스러운걸 좋아하는 어머님이 너무나 좋아하셨고, 또 즐길줄 아셔서 기뻤다.


패키지로 여행한 것도 아니고

유창한 영어를 구사하는 아들들과 뛰어난 기획력과 추진력의 며느리와

이 정도 수준의 여행을 할 수 있는 경제력까지

어머님은 이 모든것에 감사하셨고, 자랑스러워 하셨으며, 어머님의 친구분들께 두고두고 자랑거리가 되었다.


시댁가족여행이 성공적으로 끝나면서

시부모님보다 훨씬 까다로운 울엄마도 모시고 나갈 용기가 조금 생겼달까..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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