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 시아버님은 올해 77세.
외모는 흰머리 한개 없고 주름도 없이 몹시 젊으시지만
세월의 힘은 이길 수 없어 이젠 오래 걷기 힘들어 하시는 연세가 되셨다.
대쪽같은 성품과 서예 사군자와 같은 고상한 취미. (실력도 출중하시다)
집안의 가장으로써 책임감과 자존심을 지금껏 지키시고
어머님을 보살피고 아들 둘을 건실히 키워내신 존경할 만한 분이시다.
어쩌다 이 집안의 맏며느리가 되었지만
내가 전생에 작은 고을이라도 한개 구했는지
늘 며느리를 배려해주시는 점잖은 시부모님을 만나서
지금껏 시집살이라고는 해본적 없는 노난 며느리는 가끔 자진해서 효도가 하고프다.
아들들도 생각치도 않은 가족여행을 하자고 며느리가 먼저 입을 떼니
시부모님께서는 몹시 감격스러워 하시며 유럽에 대해 이것저것 공부를 하시는 눈치셨다.
아버님께서 꼭 한번은 가보고 싶다고 말씀하신 독일을 기준으로
며느리는 머리에 쥐가 나게 일정과 스케줄을 잡아
마치 여행사 패키지에서나 나올법한 일정표와 문서를 시부모님께 제출한다.
(남편님은 일정표대로 비행기표, 호텔, 렌트카 예약하고 카드긁느라 바빴음)
많은 것을 고려해서 최종적으로 결정된 일정은
독일로 들어가서 프랑스, 스위스를 훑고 이탈리아로 나오는 일정.
남편님과 나, 어머님의 마일리지를 닥닥 긁어모아 연세 많으신 시부모님은 비지니스석을 예약하고
(어머님은 여행을 많이 다니셔서 오히려 나보다 마일리지가 더 많다능,,)
남편님, 나, 도련님 떨거지 셋은 이코노미를 타고 독일로 날아간다.
중국 상공.
뱅기에서 보는 노을.
남들은 친정식구랑도 가기 힘든 해외여행을 시댁식구들이랑 왜 자진해서 가려 하냐며 놀라워하고 만류했지만..
난 평소에 시부모님과 도련님이 며느리&형수님을 귀하게 여겨주는 그 모습 하나만 믿고 가는거다.
결론을 먼저 말하자면...
아주 뿌듯한 여행이었다.
'여행 > 2017 독일-프랑스-스위스-이탈리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171106] 스트라스부르 가는 길 (0) | 2018.03.03 |
---|---|
[171105] 하이델베르크 대학가 (0) | 2018.03.02 |
[171105] 하이델베르크 호텔&레스토랑 (0) | 2018.03.02 |
[171105] 하이델베르크 Heidelberg (0) | 2018.03.02 |
[171104] 프랑크푸르트의 저녁 (0) | 2018.03.02 |
댓글